[안상목 회계칼럼] 654. 저축과 투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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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목 회계칼럼] 654. 저축과 투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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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칼럼(653호)에서 본 표의 가로줄 j 에는 “을” 그룹이 생산해서 팔다가 남은 의복 등 재고의 원가 50과 “병” 그룹이 지어 놓은 창고의 원가 100을 합한 150이라는 가치가 ‘현물저축’이라는 이름으로 계산되어 있었다. 을 그룹과 병 그룹 각각의 저축은 현금저축과 현물저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현물저축의 모습을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아래 표의 세로줄 b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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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의 세로줄 c와 d는 소득이 발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득은 투입과 생산자이득의 합이다. 세로줄 e와 f는 소득의 처분을 표시하고 있다. 세로줄 a와 b는 케인즈의 생각인데, 세로줄 b와 세로줄 f가 정확히 일치한다. 케인즈는 “저축과 투자는 일치한다”고 말한 이유가 그것이다. 세로줄 c와 d가 저렇게 뚜렷이 표현되지 않으면 e와 f를 만들 필요성도 발견되지 않고, 단순하게 머리 속에서 a와 b만 생각하게 된다. 케인즈는 그렇게 생각했고, 따라서 세로줄 b와 c를 구분하지 못했다. 

세로줄 b는 케인즈가 투자승수를 도출할 때 사용한 소위 ‘투자’이며, 세로줄 c는 투자승수가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가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소위 ‘투자’다. 그 두 ‘투자’는 금액이 무척 다르므로, 도표 속에서 각각 투자(1)과 투자(2)로 표기하여 구분해 두었다. 케인즈는 이 두 가지 투자가 다르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칼럼 444호(두 가지 투자의 모델)에서는 투자(1)과 정부지출을 비교했으나, 투자승수 이론의 테두리 속에서는 그 정부지출과 위 표의 투자(2)는 그 근본적인 뜻이 같을 수밖에 없다.

대저, 투자라는 개념은 소득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다. 그것이 가장 잘 나타나는 항목은 위 표 속의 가로줄 1의 팔린 소비재다. 소비재 생산자가 생산에 투자하는 것은 생산한 물건을 팔아서 이익을 얻기 위함이다. 그 이득은 세로줄 d에 나타나 있다. 통계를 낸 특정 기간 중에 팔리면, 그 원가는 세로줄 c에 그 이득은 세로줄 d에 나타난다. 원가는 노동자와 대출자 등 생산요소 제공자의 소득이 되고, 이득은 생산자의 이득이 된다. 기간 중에 팔리지 않으면 그 원가만 세로줄 c에 나타나고 이득은 없다. 

위 표의 세로줄 b가 투자라는 말은, 팔린 소비재의 원가는 투자가 아니고 안 팔린 소비재의 원가만 투자(1)라는 뜻이다. 그런데, 만든 물건이 팔리면 팔리지 않는 경우보다 생산자이득만큼 소득이 더 많다(2). 일정량의 생산이 이루어졌을 때, 줄친 (1)와 (2)를 종합해서 말하면 투자가 적을수록 소득이 많다(3)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투자가 많을수록 소득이 많아진다(4) 하는 틀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줄친 (4)의 틀과 줄친 (3)의 결론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세로줄 b를 투자라 할 수는 없다.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이 글의 초두에 언급된 대로 현물저축일 뿐이다. 다른 말로 실물저축이라 해도 무방하다.  

세로줄 b를 투자가 아니라 실물저축이라 했을 때, 현재 사용되고 있는 GDP 공식을 수정하여 좀더 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 

GDP 공식:  GDP = 소비 + 투자 +정부지출 + 수출 - 수입 

이 GDP공식 속의 ‘투자’는 위 표 속의 소위 투자(1)을 의미한다. 이제 그것이 투자가 아님이 밝혀졌으니, GDP 공식 속의 ‘투자’라는 항목은 ‘실물저축’으로 고쳐 써야 마땅하다. 지금까지 저 공식 속 소위 투자의 금액을 높여서 그 높아진 부분에 투자승수를 적용하는 관행이 있으나, 투자승수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러한 관행도 제지되어야 한다. 

표의 세로줄 c와 d에는 소득이 생겨나는 모습이 환하게 나타나 있다. 투자를 할 때는 투자승수가 아니라 생산자이득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해 두고 위 GDP 공식을 다시 보면, 여러 가지 소득 처분 항목에 ‘투자’라고 하는 소득 생성 항목이 하나 끼어 있는 어설픈 모습이 보인다. 그것을 ‘실물저축’으로 바꾸어 놓으면 GDP 공식은 한결 반듯해진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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